주식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주식시장은 무엇이며 시장 수익률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와 같은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이길 수 있을까요? 또 프로 투자자들은 과연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있을지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시장수익률

여러분들은 종목을 고르고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바로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얼마를 벌어야 많이 벌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100만원? 1000만원? 아니면 1억 이상? 물론 모두 많이 벌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벌었는지 적게 벌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잡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올 한 해 열심히 타이밍도 재고 종목도 고르고 고심에 고심을 하고 밤잠도 설쳐가면서 투자한 결과 10%의 수익률을 얻었다고 합시다. “역시 나는 주식에 소질이 있군! 앞으로 부자가 될 일만 남았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옆집 개똥이는 아무것도 안 하고 KOSPI 200 인덱스만 사고 가만히 두었는데 20%가 올랐다면 저는 과연 많이 번 것일까요? KOSPI 지수만 매수했어도 20% 벌 것을 혼자 온갖 삽질을 하다 겨우 10%만 벌었으니 많이 번 것이 아니죠.

반대로 제가 올 한 해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2%의 손실을 보았다면 이건 실패일까요? 공교롭게도 올 한 해 시장이 대 폭락을 해서 코스피가 -50%의 손실을 기록했다면 저는 엄청난 선방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이렇듯이 수익률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비교를 위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벤치마크(일명 BM)가 필요하고 금융시장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시장 수익률’입니다. 오늘은 시장 수익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시장 수익률을 꾸준히 장기적으로 이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 시장 수익률이란 무엇일까?

일단 시장 수익률은 말 그대로 시장이 벌어들인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올 한 해 KOSPI 수익률이 10%면 시장수익률은 10%가 되고 -5%면 시장수익률은 -5%가 되는 꼴이죠.

단, 시장 수익률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기준이 되는 시장을 어떤 것으로 잡냐에 따라서 시장 수익률은 달라집니다. 즉, KOSPI200을 기준으로 잡을 것인지, 아니면 미국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잡을 것인지에 따라 당연히 해당하는 시장의 수익률은 달라지겠죠?

미국의-월스트리트
미국의 월스트리트(Wall Street)


자신이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면 KOSPI를 기준으로 잡으면 되고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면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잡으셔서 본인의 투자 성적을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KOSPI 수익률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주가지수는 ‘시가총액가중’ 방식으로 지수를 선정합니다. 여기서 나온 시가총액이란 ‘발행 주식 수 X 현재 주식가격’으로 계산됩니다. 예를 들어, ‘투알못 엑시트’라는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수가 100주이고 한 주당 가격이 10,000원이면 투알못 엑시트의 시가총액은 백만원이 되고 이것이 시가총액의 개념입니다.

주가 지수는 각각 주식의 시가총액을 비교해서 가장 높은 녀석부터 낮은 녀석까지 줄을 세운 다음에 모두 합해서 가치를 산정합니다. 그러므로 주가 지수는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녀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므로 이것을 ‘시가총액가중방식’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KOSPI의 경우는 1980년 1월 4일 작성된 시점을 100으로 계산해서 한 때 3000을 돌파하였고 지금(2023년)은 약 2500선을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가 지수가 성장하는 이유는 한 때 지수에 포함되었으나 상장폐지를 당하거나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주식들은 퇴출되고, 새롭고 발전하는 주식들로 계속 교체되기 때문입니다.




3. 알파와 베타

투자 공부를 하다 보면 ‘알파’, ‘베타’라는 용어를 많이 듣게 될 텐데요. 수익률을 따지는 부분에서 보통 ‘베타’라고 하면 시장수익률을 의미하고 ‘알파’라고 하면 시장 초과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일반적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혹은 ETF)투자를 한다면 아무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베타(시장 수익률)’을 얻게 될 것이고, 이것에 만족을 못하고 열심히 종목 선정하고 사고파는 마켓 타이밍을 재고 있다면 여러분은 ‘알파(시장 초과 수익률)’를 추구하시는 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알파’를 추구하시는 분들 중에서 누가 성공했을까요? 그리고 그 성공은 과연 몇 년 동안 이어졌을까요? 한두 달 반짝 시장을 이긴다 해도 1년 동안 투자 성적을 비교했을 때 시장보다 성적이 낮다면 이건 시장을 이긴 것일까요? 좀 더 시계열을 확대해서 1~2년 정도는 시장을 이겼다 해도 10~20년 장시간 동안 투자를 계속해왔는데 그동안의 성과가 시장보다 못한 성적이라면 과연 시장을 이긴 것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월스트리트의-황소상
미국 월스트리트에 있는 황소상. 올 해는 누가 시장을 이겼을까?




4. S&P500 인덱스 펀드를 이긴 펀드는 얼마나 있을까?

최초의 S&P500 인덱스 펀드는 ‘월가의 성인(聖人)’이라고 칭송받는 ‘존 보글(John Bogle)’에 의해 1975년에 대중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펀드는 꾸준하게 성장하여 2021년 기준으로 약 7,000%의 경이로운 투자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연복리 수익률(CAGR)로 환산해 보면 약 10%에 해당하는 수익률입니다.

“애걔~ 겨우 연 10%? 그 정도 수익률로 어디에 써먹는다고?”라고 생각하시나요? 여기서 여러분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리’ 수익률입니다.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만원을 은행에 맡기고 내년에 10%를 이자로 받기로 했다면 내년에 내가 받을 최종 금액은 원금 10,000원과 이자 1,000원을 더해서 11,000원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복리로 굴리면 이자 1,000원에 10% 수익률 100원을 더해서 그다음 해에는 총금액이 12,100원이 됩니다. 이것이 복리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복리의 파워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72의 법칙’입니다. 72를 복리 수익률로 나누면 몇 년 후에 원금이 2배가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복리 수익률 10%면 약 7년이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어마어마한 수익률인 것입니다.

참고로 여러분들이 대박 투자처라고 생각하는 강남 아파트가 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연복리 수익률이 얼마일 것 같나요? 15%? 20%? 틀렸습니다. 바로 약 7% 언저리입니다. 강남 아파트가 약 7%라니!!! 그러니 인덱스 펀드가 성취한 10% 수익률이 얼마나 높은 수익률인지 아시겠죠?

다시 돌아와서, 월스트리트에서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년 동안 라지캡 펀드(Large Cap Fund,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 85.1%가 S&P500 인덱스 펀드를 이기지 못했고, 시계열을 5년 더 늘려서 15년으로 계산하면 91.6%의 펀드가 S&P500 인덱스 펀드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s&p500을-이기기-힘들다는-기사
1년동안 64.5%, 10년동안 85.1%, 15년 동안 91.6%의 펀드들이 S&P500 지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출처<CNBC>


월스트리트는 전 세계에서 날고 기는 천재 중의 천재들이 모여서 진검승부를 겨루는 전 세계 넘버 1의 금융시장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중 10명 중의 9명은 S&P500 인덱스 펀드를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인덱스 펀드에 투자를 하지 않고 개별주에 투자하면서 큰 수익을 얻기를 바란다는 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인지 알 수 있겠죠?




5. S&P500을 장기간 꾸준히 이긴 펀드?

S&P500 인덱스 펀드는 분명 최고의 펀드가 아닙니다. 매 해 S&P500의 수익률을 이기는 펀드는 항상 존재해 왔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장기간’, ‘꾸준히’ 이긴 펀드는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역사적으로 S&P500을 이긴 가장 대표적인 펀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터린치(Peter Lynch)가 운영한 마젤란 펀드(Magellan Fund). 1977년~1990년 동안 연평균 복리 수익률 29.2%를 기록함. S&P500 수익률의 두 배. 하지만 피터린치가 은퇴 후 인덱스 펀드 수익률에 추월당함.
  •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Renaissance Technologies)’가 운영하는 ‘메달리온 펀드(Medallion Fund)’. 1988년부터 30여 년간 연평균 복리수익률 66%, 총 130조 원의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거둔 전설의 펀드. 같은 기간 동안 S&P500 수익률의 1000배를 벌어 들임. 다만 운용 금액에 한계가 있어 현재 신규 투자를 받지 않는 폐쇄적인 펀드임.
피터-린치-그리고-제임스-사이먼스
피터린치(좌)와 제임스 사이먼스(우)


하지만 이 외에 S&P500을 이긴 펀드는 생각만큼 많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이런 류의 펀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펀드가 아니라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는 부자나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펀드들 중 대다수는 S&P500을 이기기는커녕 수익률에 한참 못 미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에 이렇게 수많은 펀드가 있고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시장을 이기고 대박을 칠 수 있다!’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위의 마젤란 펀드와 메달리온 펀드가 증명하듯이 말이죠.

하지만 이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 자체를 매수하는 인덱스 펀드에 장기간 투자를 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들은 수익률로 월가 상위 10%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투자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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