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 –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리는 이유

우리는 은행 예금에 익숙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내리는데요,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왜 내리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

우리가 10,000원짜리 채권을 구매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자는 1년에 5%입니다. 그러면 1년 뒤에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이자 500원을 반드시 받게 되겠죠? 이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고정되어 있다’라고 해서 영어로 ‘Fixed Income’이라고 하는데요, 이 채권을 사고팔 때 가격에 따라 금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채권 가격이 내리면 금리는 올라간다

오늘 내가 이 채권을 10,000원을 주고 구매하게 된다면 일 년 뒤에는 이자 500원을 포함해서 총 10,500원을 손에 쥐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나에게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 채권을 팔기 위해 당근마켓에 판매글을 올렸습니다.

“1년에 이자 500원을 주는 10,000원짜리 채권 한 장 팝니다.”

하지만 아무도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가격을 내려야겠죠? 그래서 가격을 내려서 9,000원에 판다고 올렸지만 찔러보는 사람만 있을 뿐 팔리지 않습니다.

나는 급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가격을 더 내려 8,000원에 올리니 겨우 팔렸습니다.

그러면 이 채권을 구매한 사람은 실질적으로 몇% 짜리 채권을 얻게 된 것일까요? 8,000원을 투자했을 뿐인데 일 년에 500원을 주는 채권을 얻게 된 셈이니 “500원 / 8,000원”으로 계산하면 금리가 6.25%가 됩니다.(시세차익 2,000원은 편의상 계산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원래 채권은 10,000원에 5% 금리를 주는 채권입니다. 하지만 이 채권을 8,000원에 구매한 사람에게는  금리가 6.25%가 되었습니다. 가격을 내리니 금리가 올라갑니다.

채권-가격에-따라-금리가-변화하는-것을-나타내는-그림
채권을 통해 받는 이자는 항상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면, 더 적은 돈으로 같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채권 금리는 올라간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 채권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내려간다

반대로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요? 8,000원에 이자 500원을 주는 채권을 구매한 사람이 며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채권시세가 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때다 싶어 11,000원에 이 채권을 팔았습니다.

결국 이 채권의 금리는 “500원 / 11,000원”으로 계산하면 4.5%가 됩니다. 아까 전에는 분명 8,000원에 금리가 6.25%였는데, 지금은 11,000원에 금리가 4.5%가 되었습니다. 즉 채권 가격이 오르니 금리가 하락했습니다. 

채권은 한번 구매하면 이자가 고정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사고팔면서 얼마에 사냐에 따라 실질적으로 내가 얻게 되는 금리는 변하게 됩니다.

500원 이자를 주는 채권을 비싸게 사면 내가 얻게 되는 금리는 내려가고, 싸게 사면 내가 얻게 되는 금리는 올라갑니다. 이것을 일러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시겠죠?




2. 채권 가격이 변하는 상황

1) 중앙은행 금리 변화

채권 가격이 변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금리의 변화입니다. 지난 2022년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금리를 급격하게 계속 올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재무부에서 신규로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도 올라가게 됩니다.

예전에는 10,000원에 5% 이자를 주는 채권이 시장에서 팔렸는데, 오늘부터 신규로 팔리는 채권은 10,000원에 10% 이자를 준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채권을 사려고 할까요? 당연히 10% 이자를 주는 채권을 사려고 하겠죠?

만약 예전 5% 이자를 주는 채권을 가진 사람들이 급전이 필요해서 채권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000원에 팔면 아무도 안 사겠죠? 10% 이자를 주는 채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기존 채권 구매자는 가격을 깎아서 시장에 팔아야 하고, 결국 기존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신규발행 채권은 10,000원에 이자를 2%를 준다고 하면 기존 5% 금리를 주는 채권의 인기가 치솟겠죠? 그래서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금리에 따라 채권의 가격은 요동치게 됩니다.



2) 수요 공급의 변화

채권도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서 가격과 금리가 변화하게 됩니다.일반적으로 채권은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경기침체나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아지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겠죠? 가격을 높여서 팔아도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섰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채권의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반대로 우리가 얻게 되는 금리는 낮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경제상황이 좋아지게 되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팔고 위험자산을 사려고 합니다. 당연히 채권을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겠죠?

하지만 팔고 싶은 사람이 사고 싶은 사람보다 많게 되면 당연히 가격을 낮춰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얻게 되는 금리는 높아지게 됩니다.

이와는 다르게, 국가나 기업이 신규 사업을 위해서 채권을 대량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에 공급이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격을 낮춰야 매물이 소화가 되겠죠?

결국 채권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균형에 따라서 채권의 실질 금리는 변화하게 됩니다.




3. 마무리

오늘은 채권의 가격과 금리가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금리가 올라가고, 반대로 가격이 올라가면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을 이제 이해할 수 있겠죠?

채권을 처음 발행할 때 주는 이자는 고정되어 있고, 이것을 사고파는 가격에 따라 실질적인 금리가 변화한다는 것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음번에는 다른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권이란? 국채, 신용도, 스프레드 – 주식 투자를 위한 채권 상식 1편

채권 금리, 듀레이션, 주식 채권 관계 – 주식 투자를 위한 채권 상식 2편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