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듀레이션, 주식 채권 관계 – 주식 투자를 위한 채권 상식 2편

지난 포스팅에서는 채권의 대략적인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 채권 만기와 듀레이션의 개념, 그리고 주식과 채권과의 관계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

채권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면 ‘채권의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라는 내용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상식적으로 채권을 매수한 사람에게 이자를 더 준다는데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 말이 안 되게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가 올라가면 “예전에 발행한” 채권의 가격은 내려간다’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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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인상되면 예전 채권 보유자는 가격이 하락해서 기분이 안좋습니다.

이것은 중고거래의 이치와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최신 아이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늘 새벽에 성능은 3배나 좋아졌는데 가격은 전 모델보다 20% 싼 아이폰이 기습적으로 발표된다면 기존 아이폰의 중고 가격은 똥값이 되겠죠? 이것이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와 같습니다.

채권은 한번 사면 만기까지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장에서 사람들끼리 사고 팝니다. 만약 지난달에 발행한 국채의 금리가 2%였는데 이번 달에 발행하는 국채가 10%의 이자를 준다면 사람들은 어떤 채권을 사고 싶을까요? 당연히 10%의 이자를 주는 국채를 사고 싶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난달에 국채를 매입한 사람이 해당 채권을 시장에 팔려면 얼마에 내놔야 할까요? 당연히 채권 가격을 많이 낮춰서 싸게 팔아야 살 사람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서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은 내려가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의 시장 가격은 올라가겠죠?

참고 글 :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 –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리는 이유




2. 채권의 만기, 듀레이션(Duration)

채권은 모두 만기가 있습니다. 당연히 돈을 빌리는 사람이 언제까지 돈을 갚겠다고 이야기를 해야 돈을 빌려주지 않겠습니까? 이것을 어려운 말로 만기라고 합니다.

만기와 비슷한 용어로 듀레이션(Duration)이 있습니다. 듀레이션의 정확한 의미는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기간’입니다. 만기와 듀레이션은 미묘한 의미의 차이가 있지만 채권 투자자가 아닌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간단하게 ‘만기 = 듀레이션’이라고 이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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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변화할 때, 단기 채권은 변동이 미미한데 반해서 장기 채권은 격렬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채권의 듀레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듀레이션의 남은 기간에 따라서 금리에 반응하는 채권의 가격이 달라지게 됩니다. 만약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기 채권은 가격이 조금 상승하겠지만 긴 듀레이션을 가진 장기 채권은 가격이 로켓을 탄 것처럼 상승할 것입니다.

반대로 금리 인상기에는 단기채권은 가격이 조금 빠지겠지만 장기채권은 무너질 것이고요. 그래서 금리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채권의 수익이 안 좋고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의 수익이 좋은 것입니다. 쉽죠?




3. 주식과 채권의 관계

일반적으로 주식과 채권은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주식이 상승할 때는 채권이 하락하고, 반대로 채권이 상승할 때는 주식의 가격이 하락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것은 반만 맞았습니다. 

1979년 오일 쇼크로 인해 1980년대 미국의 금리는 매우 높았습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던 폴 볼커는 1981년 미국 기준금리를 무려 19.1%까지 급격하게 올렸으니 당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후 2020년까지 금리는 조금의 기복은 있었지만 계속 내려와서 기준금리 0%라는 제로금리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면 채권의 가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맞습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였습니다. 

당시 경제사정이 안 좋으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렸고 결국 주식은 하락하였지만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주식과 채권의 음의 상관관계가 이루어진 것이죠.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강하가 온다면 이 조건은 깨지게 되어 있습니다.

주식과-채권의-상관관계를-시간에-따라-나타낸-표
2000년부터 음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던 주식과 채권이 2021년을 기점으로 양의 상관관계로 돌아섰다.

2021년 말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게 되었고 주식과 채권의 음의 상관관계는 붕괴되었습니다. 그 결과 채권을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은 대부분 수익률이 무너져버렸죠.

결국 주식과 채권의 관계는 영원한 음의 관계도, 양의 관계도 아닌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결정 납니다.




4. 마무리

채권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를 위한 채권 지식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채권지식 정도만 알고 있어도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투자에 활용하는데 충분합니다.

주식 투자자는 대부분 주식 종목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본시장과 얽혀서 오르고 내립니다.

주식 이외에 채권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관점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이 여러분의 관점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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