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보면 동시호가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장 시작 전 08:30 ~ 09:00까지 30분간, 그리고 15:20 ~ 15:30분까지 10분간 동시호가가 이루어지는데요, 이것이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체결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식 체결의 원리
동시호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주식 체결의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주식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가격이 맞아야 거래가 성사되는데, 그러기 위한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첫째, 가격입니다. 살 때는 비싸게, 그리고 팔 때는 싸게 팔수록 우선적으로 체결됩니다.
둘째, 시간입니다. 중고거래를 해보셨다면 아실 텐데요, 좋은 가격의 물건이 있다면 먼저 연락을 해서 줄을 서는 사람에게 우선건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주식도 빨리 주문을 낸 사람에게 우선권을 줍니다.
셋째, 수량입니다. 한 개를 사는 사람보다는 100개를 사는 사람에게 우선권을 줍니다.
그러므로 주식을 빨리 거래하고 싶다면, 먼저 비싸게 사고 싸게 파세요. 그리고 주문을 빨리 내고, 많은 수량을 주문하면 됩니다.
2. 동시호가 체결
동시호가는 주식 체결의 원리 세 가지에서 시간의 원리를 무시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오전 08:30 ~ 09:00까지 30분간 실시되는 장시작 동시호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주식체결의 원리에 의해 즉각적으로 주문을 체결되어야 하는데 이 시간에는 30분간 주문을 체결하지 않습니다.
대신 30분 동안 매수자와 매도자의 주문을 모두 받고, 주문을 낸 시간은 무시하고, 가격과 수량을 고려해서 동시호가가 끝나는 시간 때에 적절한 가격으로 한 번에 체결합니다.
위의 그림을 보고 이해해 봅시다. A는 10,000 원에 100주 매도 주문을 냈습니다. B는 11,000원에 200주, C는 12,000원에 100주 매도 주문을 냈습니다. 반면에 D는 8,000원에 100주 매수 주문을, E는 9,000원에 200주, F는 10,000원에 80주 주문을 냈습니다.
동시호가로 진행된다고 했을 때 체결은 어떻게 될까요? 30분 동안 주문만 받다가 동시호가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10,000원에 80주만 체결되고 나머지는 미체결 처리가 되고 끝납니다.
거래라는 것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합이 맞아야 된다고 했죠? 파는 사람은 10,000원에 100주를 판다고 했고, 사는 사람은 10,000원에 80주만 산다고 했으니 당연히 10,000 원에 80주만 체결되고 나머지는 체결이 안 되는 것이죠.
그러면 동시호가 때 체결이 잘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살 때는 비싸게 불고, 팔 때는 싸게 불면 되겠죠?
3. 장시작 동시호가, 장마감 동시호가
1) 장시작 동시호가
08:30 ~ 09:00까지 이루어지는 거래입니다. 장시작 동시호가가 되면 08:30분부터 매수자와 매도자의 모든 주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가장 적절한 가격으로 09:00에 주문을 일괄 체결시키고 이 가격으로 당일의 시가가 결정됩니다.
2) 장마감 동시호가
15:20 ~ 15:30까지 이루어지는 거래입니다. 장시작 동시호가와 마찬가지로 10분 동안 모든 매수 매도 주문을 받은 다음에 15:30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를 일괄 체결시킵니다. 그리고 이 가격이 당일의 종가가 됩니다.
4. 동시호가가 있는 이유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거래는 장 시작 전, 또는 장 마감 때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어제 엄청난 악재가 발생했다면 당일 오전에 사람들은 주식을 던지기 위해 많이 모여들 것입니다. 그런데 동시호가라는 완충지가 없다면 시가에 큰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기고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장 마감할 때 특정 세력이 많은 물량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흔들거나 엄청난 악재가 터진다면 역시 종가가 왜곡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호가라는 제도를 통해서 주식 종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형성되지 않도록 진정을 시키는 것입니다.
5. 마무리
오늘은 동시호가라는 제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약간 복잡한 것 같아 보여도 찬찬히 뜯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선진 시장인 미국에는 동시호가라는 것이 없습니다. 동시호가가 있는 이유인 변동성 제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성숙한 시장이어서 그럴 것입니다. 우리나라 시장도 미국처럼 성숙해지길 기원하며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