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분산 투자라고 하면 여러 종목을 사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분산투자는 종목의 분산이 아니라 자산의 분산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진정한 분산 투자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분산투자란 무엇인가?
분산투자란 영어로 ‘Diversification’으로, 한 곳에 몰빵 하는 투자가 아니라 여러 곳에 나눠서 투자한다는 뜻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분산투자 하지 마라’면서 집중투자를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분산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최초로 입증한 학자는 미국의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입니다.
그는 1955년 ‘포트폴리오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이론은 투자 자산을 분산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투자하면, 효율적 투자선(Efficient Frontier)을 형성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분산투자 효과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이 이론을 발표한 공로로 훗날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의 이론이 아니어도 상식적으로 자산을 분산하면 위험을 낮추면서 적정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분산을 해야 할까요?
2. 분산투자 방법
1) 종목 분산
분산투자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종목 분산입니다. 한 종목에 올인하지 않고 여러 종목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투자자들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1~5 종목 이내로 투자하고 있지,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야수의 심장을 가지고 있…)
일반적으로 “분산투자 하세요!”라고 하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를 사놓고 분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그냥 IT, 반도체 섹터에 몰빵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종목 분산을 제대로 하려면 각 산업 섹터별로 분산을 해야 합니다. 즉,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 IT, 소비재 등 여러 분야에 골고루 투자해야 진정한 종목 분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종목을 분산한다고 해서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왜냐하면 주식 100종목 분산투자를 해도 분산한 종목들은 모두 ‘주식’이라는 투자자산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안 좋으면 손에 손잡고 같이 하락하게 됩니다. 주식은 상승장에서는 상관관계가 낮지만 하락장에서는 상관관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이것에 대한 해답은 바로 자산 분산입니다.
2) 자산 분산
자산 분산이란 이름 그대로 다양한 자산에 분산한다는 뜻입니다. 보통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투자는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투자 자산들이 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을 포함해서 채권, 원자재, 외환, 예술품 등 정말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산들에 자신의 돈을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바로 자산 분산입니다.
자산 간에 분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꾸준히 우상향 하는 자산에 투자
- 서로 상관관계가 음의 상관관계(-, 마이너스)인 자산에 투자
먼저 첫 번째로 꾸준히 우상향 하는 자산에 분산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결국 하락하는 자산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여야 합니다. 상관관계란 두 자산이 움직이는 방향을 의미하는데 서로 다른 자산이 한 방향으로 같이 움직인다면 분산의 의미가 없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주식과 채권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이 상승하면 채권은 하락하고 채권이 상승하면 주식은 하락합니다.(2022년은 이 공식이 깨진 해였습니다.) 두 자산 모두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인데 단기적으로 서로의 움직임이 반대이기 때문에 주식이 하락하면 채권이 상승하여 부족분을 메꿔주고 반대로 채권이 하락하면 주식이 올라줘서 계좌의 변동성을 줄여주게 됩니다.
주식과 채권 이외에 이 둘과 상관관계가 적고 꾸준히 우상향 하는 투자자산을 적절히 섞어준다면 하락으로 인한 변동성을 상쇄시켜 주면서 꾸준한 자산의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3) 전략 분산
투자 전략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주식 급등주 단타를 즐겨하시는 분도 있고, 인덱스 ETF에 장기 투자 하시는 분, 부동산이 최고라고 여기면서 부동산만 하시는 분 등 사람 성격에 따라 다양합니다. 이런 다양한 투자 전략도 분산하여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정 시기에 잘 나가는 투자 전략들이 있습니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 급하게 움직이면 추세추종 방식의 투자가 성과가 좋고, 오랜 횡보를 반복하면 정적 자산배분 투자가 오히려 좋으며 2022년 같이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는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전략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언제 그런 시기가 오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줄 예상하고 추세추종 투자법을 쓰다가 지나친 횡보장(2010년대 한국 KOSPI는 긴 박스권 횡보장으로 인해 별명이 ‘박스피’였습니다.)을 만나면 자산이 녹아내립니다. 금리가 영원히 제로금리나 저금리 상황인 줄 알고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가 2022년 갑작스러운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그전까지 효과를 보던 투자전략들이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적절한 투자전략의 시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에 자산을 분배해서 투자를 해야 급격한 시장의 리스크에 대비를 할 수 있습니다.
4) 시점 분산
투자의 시점도 분산해야 합니다. 만약 오늘 투자를 했는데 마침 이날이 역사상 고점이거나 대폭락의 전날이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할 겁니다. 하지만 지난 차트를 보면 저점에 투자해서 고점에 판다면 수익률이 얼마인지 상상하면서 나도 가능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시 말하지만 착각입니다. 일반인은 절대 맞추기 어렵습니다.
그럼 투자 시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분할 매수, 분할 매도의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내가 사는 가격이 최고가인지 최저가인지 알지 못하기에 분할해서 사는 것이고 파는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한 번에 사거나 팔지 않는다면 크게 먹지는 못해도 때를 잘못 만나서 손해를 보는 일은 적을 것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시점 분산 투자법은 적립식 투자법이 있습니다.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자산 가격이 싸던 비싸던 계속 사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적게 사면서 어느 정도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도 완벽하진 않지만 분산투자의 목적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잘만 사용하면 훌륭한 분산투자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마무리
오늘은 분산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투자 시장이란 항상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분산을 해도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완벽하게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분산투자 비율을 맞추고 꾸준히 투자한다면 치명상을 입지 않고 금방 회복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평생 투자를 기원합니다.
자산배분 전략의 개념 – 정적 자산배분과 동적 자산배분